한 학부모가 자녀 교육 상담을 해 왔다. 이 학생은 지방 목회자가 운영한다는 지방 소재 미인증 국제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학생의 성적표를 보았더니 수학이수 과목이 ' AP Algebra'라고 되어 있었다. 그리고 학생이 수강한 모든 과목이 AP였다.
'AP Algebra'? AP 중에 이런 과목도 있나? 필자는 성적표를 보는 순간 이 학교의 실체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필자는 직감적으로 이 학교가 엉터리 국제 학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AP 과목에는 Algebra가 없다. 이것도 구분하지 못하는 학교라면 '엉터리' 딱지가 붙어야 한다. 그래서 그 학생의 어머니에게 이 학교에 정말 AP 과목이 개설돼 있느냐고 했더니 학교 교장이 AP를 가르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이 학교에 AP가 많이 개설돼 있고, 또 학교가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이 학교에는 AP 과목이 한과목도 개설되어 있지도 않고, 물론 AP 과목을 가르칠 교사도 없었다. 완전히 거짓으로 학부모를 속이고 있는 것이었다.
필자가 인터넷으로 이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더니 기독교 신앙으로 포장은 잘 해 놓았지만 교육적 측면에서는 한마디로 엉망이었다. 그 어머니께 학생이 이 학교에서 실제로 공부를 하고 있느냐고 했더니 학교에 가지도 않고 성적표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이 학교 교장은 학부모들에게 이 학교가 미국의 어떤 고등학교 분교로 등록돼 있다며 원하면 그 미국 학교 성적표를 발급해 준다고 했다.
그래서 다시 필자는 인터넷에서 그 미국 학교를 찾아들어갔더니 이 학교도 신뢰할 수 없는 곳이었다. 이 학교 역시 한국인 목사가 세운 학교였는데 미국 정식 인증을 받지 않는 미인증학교로 그 주 고등학교로는 등록돼 있었다. 그러나 주에 등록돼 있다는 것과 정식 학교로 인증(Accredetation)을 받는 것과는 별개다. 이 미국 학교는 미국에서도 정식 학교가 아닌 미인증학교,즉 한국식으로 말하면 대안학교인 셈이다. 홈스쿨링 학생들이 공부하는 곳이다.
■ 미인가 국제학교 무엇이 문제인가?= 유튜브
명문 미국 대학들 가운데는 이런 학교 출신 학생들에게는 지원 자격을 주지 않는 곳도 있다. 실제로 몇 년 전 한 학생이 원서를 냈는데 대학들은 이 학교가 정식 학교가 아닌 대안 학교로 미국 검정고시를 볼 것을 요구했다. 학부모는 당황스러워 필자에게 도움을 요청해 왔었다.
최근 이처럼 엉터리 국제 학교들이 전국 이곳저곳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위에 필자가 그 학교 교장이 '목회자'라는 것을 밝힌 것은 이들 엉터리 국제 학교들 가운데 유독 '목회자'의 이름을 걸고 만든 학교들이 많기 때문이다.
돈독한 신앙을 가진 학부모들이 '목회자(목사)'란 말에 앞뒤 안 보고 신뢰를 보내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요청하는 차원에서 이렇게 했다. 이런 엉터리 목사들과 실제 믿음과 열정을 갖고 복음을 전하는 '충성된 하나님의 종'들은 구별되어야 한다.
얼마 전 대전의 엉터리 국제 학교가 학생들 관리를 잘못해 코로나를 대거 확산시키는 일을 저질렀다. 이를 계기로 학부모들이 미인증 국제 학교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는가 싶더니 또 망각 속에 잊혀 가고 있다. 그래서 여전히 엉터리 목사들이 만드는 국제 학교에 다니는 선량한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AP Algebra'를 가르치고 있다고 학부모들을 속이는 이 가짜 국제 학교들을 언제까지 방치해 둘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미래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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