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명성도 중요하지만 '직업 경험'이 더 중요
한국 학생, 인턴 안 하고 방학 때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유학생, 중국-인도보다 취업률 매우 낮아
미래교육연구소는 필자와의 대학 진학 상담에 앞서 학부모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다. 질문 가운데 하나가 '대학 선택 기준'이다.
상담을 받는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70% 정도는 '명성'으로 대학을 고른다. 특히 보수적 시각을 가진 부모들의 경우 100% '대학 명성'을 꼽는다. '일류 대학'에 무슨 한이 맺힌 분들 같다. 그런 부모들에게 "미국 대학 졸업 후 미국에서 취업을 원하는가?"라고 물으면 또 100% 그렇다고 한다.
그렇다면 미국 대학 졸업 후 취업을 하려고 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1) 대학 명성: 즉 하버드나 스탠퍼드, 프린스턴, 예일 등 이른바 초 일류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은 취업이 훨씬 잘 될까? 주립대학이나 한국인들이 잘 모르는 대학에 다녔다면 상대적으로 취업에 불이익을 받을 것인가?
2) 전공: 자기가 대학에서 공부한 전공에 맞춰 취업을 할 수 있을까? 취업이 잘 되는 전공이 있을까?
3) 교육의 질: 높은 전공 지식을 가지면 그 분야의 취업이 용이할까? 대학교 성적이 좋으면 취업이 잘 될까?
4) 인턴십, 코업 등을 통한 직업 경험: 재학 중 열심히 인턴이나 코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은 다른 학생들보다 취업이 쉬울까?
그 해답은 "고용주들이 찾는 것은 무엇일까"에 있다.
학부모들은 고용주가 가장 먼저 찾는 것 중 하나가 학교 명성, 그리고 대학에서의 높은 성적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어느 정도는 맞다. 하버드 대학이나 스탠퍼드 대학 등 명성이 뛰어난 대학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면 금융 서비스나 과학 분야와 같은 일부 직업군에는 취업이 잘 될 것이다. 즉 대학명성과 성적이 매우 매우 중요할지 모른다. 하지만 고용주들이 어떤 사람을 원하는가에 대한 대한 많은 조사들은 그들이 구직자들에게서 가장 많이 찾는 것이 관련 '직업 경험'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고용주들은 대학 졸업자를 채용해서 다시 오랜 시간 교육을 시켜서 그 분야에서 활용을 할만큼 한가하지 않다. 더구나 OPT 비자로 한시적으로 일을 하는 국제학생들의 경우 이른바 OJT, 직무교육을 시킬 시간적 여유가 없다. 곧바로 투입을 해서 당장이라도 써 먹을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한 것이다.
고용주들이 인재 선택의 기준으로 하는 '직업 경험'을 얻을 수 있는 많은 방법들이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인턴십, 코업 프로그램, 연구 프로젝트 등이다. 많은 회사들은 인턴쉽이나 코업 프로그램을 그들의 신입사원 그룹을 위한 훈련장으로 사용한다. 이들 회사는 관련 경력이 있는 학생을 선발할 뿐만 아니라, 일단 채용되면 교육이 덜 필요한 신입사원을 선택하게 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학 명성을 추구하는 학부모나 학생들을 보면 미국 대학 졸업 후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다.
미국 대학에 유학을 간 한국 유학생들의 99%는 여름 방학 때 인턴이나 코업 프로그램에 참가할 생각을 하지 않고, 한국 집으로 돌아와 '집밥'을 먹으며 한가한 여름 방학을 보낸다. 만일 이런 선택을 했다면 '미국 대학 졸업 후 취업'은 물 건너 간 것이라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은 해마다 학부를 졸업한 국제학생들에게 6만 5000개의 H1B 비자(전문직 취업비자)를 발급을 한다. 이게 바로 취업비자다. 그런데 한국 학생들이 가져가는 비자 수는 3-4천개에 불과하다. 1/10도 안 된다. 반면 인도 -중국 학생들은 5만개를 가져간다. 왜 그럴까? 바로 취업을 위한 준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름 방학이면 집밥 먹으로 한국으로 돌아와 전공 분야에서 아무런 직업 경험을 가지지 않은 한국 학생들을 어느 미국 기업이 채용을 하겠는가?
그럼에도 많은 학부모들은 '미국 대학에 가면 국제학생은 취업이 안 된다'고 미국 탓을 한다. 필자의 경험과 자료를 보면 전혀 사실과 다르다. 그런 학부모들은 '미국 탓'을 하기보다 자녀들의 안이함과 게으름을 질책해야 한다. 미국 대학 졸업 후 취업을 하려면 대학의 명성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전공과 그 전공 분야에서의 인턴과 코업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속담이 꼭 맞는다.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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