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낮은 학생에게 '아이비리그' 편입 미끼
변형된 1+3 프로그램, 고액 받고 입학시켜
필요 없는 토플, SAT 공부시키고 또 돈 받아
얼마 전 지방에 거주하는 학부모가 자녀 미국 대학 진학 상담을 요청했다. 이 학부모 아이는 국내고를 다니다가 중퇴을 하고 검정고시를 봤고, 이를 토대로 미국 대학에 진학하려고 한다. 이 부모는 그래도 괜찮은 미국 대학에, 재정보조/장학금을 받고 자녀를 입학 시키고 싶어했다. 아버지가 이미 은퇴를 한 상태라 비싼 학비를 모두 조달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이 학부모는 SNS를 통해 서울의 모 SAT 학원을 겸하는 유학 업체를 알게 됐다. 이 업체는 홈페이지에 화려한 업력과 함께 미국의 여러 대학들과 MOU를 체결한 기록을 올려 놓았다. 미국 대학에 대해 아는 사람들도 깜빡 속을 만큼 홈페이지는 화려했다.
이 학부모는 이 업체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아이를 등록시키고 미국 명문대학에 갈 수 있다는 꿈을 꾸었다. 이 업체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이른바 1+3 프로그램으로 미국 대학들이 일반적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과 조금 다른 변형된 1+3 패스웨이였다. 1+3 프로그램은 '패스(Pathway)'의 또 다른 형태다. 즉 일반적인 패스웨이는 미국 대학에 가서 1년간 공부를 하고 일정 시험을 통과하면 2학년부터 정식 학생으로 등록을 하도록 해 주는 제도다. 물론 1년은 정식 학생 신분이 아니다.
서울 강남의 많은 유학원들이 이 프로그램을 갖고 대거 성적이 낮은 학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으로 미국 대학에 가고 있다. 이렇게 가는 대학들은 노스이스턴 등 괜찮은 대학도 있지만 대부분 아주 형편없이 질이 낮은 대학들이다. 이 프로그램에는 많은 문제가 있다. 필자는 이 프로그램으로 가급적 가지 말라고 여러차례 유튜브와 블로그, 그리고 개별 상담을 통해 조언을 했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 유튜브를 참고하기 바란다.
● 나라면 미국 대학 패스웨이 안 간다.
그런데 이 업체의 1+3 프로그램은 변형된 패스웨이로 미국 대학에서 1년과정을 이수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1년 과정을 배우고 미국 대학에 가도록 설계를 했다. 물론 2학년으로 받아주도록 미국 대학들과 MOU를 통해 개설한 것이다. 대체적으로 이런 대학은 수준이 매우 낮은 대학으로 주립대학 분교들이 많다. 물론 직접 본교로 가는 경우도 있다.
미국 대학들은 재정문제로 어떻게든 외국 유학생들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이런 외국 유학업체들이 1+3 프로그램을 제안하면 100% 받아들인다. 학생들은 힌국에서 공부하는 1년 동안 해당 유학업체에 돈을 낸다. 2만달러라고 했다. 물론 그 유학업체는 여기서 수익을 남긴다. 학생은 미국에서 2-4학년 동안 그 해당 대학에 학비를 낸다. 이러니 미국 대학들은 손해볼 일이 없다. 유학생들을 보내주는 한국 유학원에 감사할 일이다. 당시 강조하지만 이렇게 1+3 변형 프로그램을 한국의 유학업체와 손잡고 개설한 미국 대학들은 대부분 형편 없이 수준이 낮은 대학들이다. 정식으로 학생을 모집해서는 학생 정원을 채울 수 없는 학교들이 많다.
이 학부모가 설명한 이 업체의 1+3 프로그램 내용은 이렇다.
학생이 학원 겸 유학업체에서 1년을 공부하면 미국의 P 주립대 분교에 2학년으로 보내준다. 이어 그 분교에서 1년을 더 공부하면 아이비리그 대학 가운데 하나인 컬럼비아 대학이나 컴퓨터 사이언스 세계 1위 명문 사립대학인 카네기멜론이나 명문 사립인 뉴욕 대학 그리고 명문 퍼듀대학 본교와 세계 랭킹 50권의 명문 주립대 UIUC 본교로 다시 편입시켜준다고 했다는 것이다. 학부모는 이 업체 관계자가 진학 상담 때 여러차례 강조했다고 확인을 해 주었다. 2학년에서 3학년으로 다시 편입을 할 때 1500만원 비용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필자는 왜 이 프로그램을 사기라고 규정을 했나?
이 업체의 설명대로 학생이 한국에서 1년을 공부하고 2학년때 미국 모 주립대학 분교로 갈 수 있다. 과거 중앙대, 한양대, 경희대, 서울교대등이 업자들과 손잡고 진행하다가 검찰 수사에 걸려 포기한 1+3 프로그램이 바로 이런 프로그램이었다. 실제로 그렇게 가는 학생들이 많이 있었다. 그런데 2학년 때 미국 주립대학 분교로 간 학생이 다시 1년 뒤 컬럼비아, 카네기멜론, NYU로 편입해 갈 수 있을까? 이것은 '절대로' 실현 불가능하다. 한마디로 미끼다. 이렇기 때문에 필자는 '사기'라고 감히 규정한 것이다. 학부모들에게 양머리를 내놓고, 개고기를 파는 양두구육의 전형이다.
또 사기를 치는 것이 있다. 토플 70점 정도 밖에 안 되는 학생에게 SAT 강의를 듣게 하는 것이다. 1+3, 즉 패스웨이로 가는 학생들은 SAT가 필요없다. 대부분 학교 성적이 아주 나쁘거나, 영어 공인성적인 토플 점수를 도저히 확보할 수 없는 학생들이 패스웨이를 선택한다. 본래 미국 대학들이 제공하는 패스웨이 프로그램에는 토플이 필요없고, SAT도 필요없다. 그런데 이 유학원겸 학원은 이런 학생들에게 SAT를 가르친다며 700만원을 받았고, 계속 SAT를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다. SAT 점수는 커녕 토플 점수도 제대로 낼 수 없는 학생들에게 SAT를 가르칠까? 돈을 벌기 위해 그럴듯 하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런 학생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 SAT 점수는 1600점 만점에 1000점도 안 된다. 이 점수를 미국 대학에 신입, 또는 편입으로 갈 때 전혀 사용할 수 없는 낮은 점수다. 토플을 가르치며 수강료로 7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어떻게든 학부모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려는 수법이 보인다.
이런 유형의 유학원/SAT 학원들이 서울 도처에 많다. 미국 대학 정보를 잘 모르는 학부모들은 '아이비리그' 대학에 갈 수 있다는 말에 덥썩 자녀를 등록시킨다. 그리고 결과가 잘못 나오면 '학생이 제대로 따라오지 못했다'고 핑게를 댄다. 애시당초 이룰 수 없는 목표를 제시하고, 엉터리 프로그램으로 아이를 몰아 넣고 하는 말이다.
속지 말아야 한다. 알아야 속지 않는다. 후회는 아무리 일찍해도 늦는다. 미래교육연구소는 미국 대학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래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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