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지 마라" 경시대회가 중요하다는 유학원들
인턴 프로그램 제시하며 돈 받는 유학원들도
필자는 미국 대학 지원 준비를 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을 일주일에 20명 이상 만난다. 그런데 한결같이 이 학부모들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액티비티 이야기다. 이 분들은 이를 'EC'라고 한다.
"여러 유학원에 갔더니 가는 곳마다 미국 명문 대학에 지원을 하려면 EC가 중요한데 '경시대회' 수상 기록이 꼭 필요하다고 말을 합니다. 또한 인턴 기록이 꼭 필요하다고 말을 합니다. 정말 필요한가요?"
필자가 물었다. "그 학원이나 유학원에서 결국 경시대회 준비를 시키거나 인턴 프로그램을 하는 데 돈을 내라고 했군요?"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필자의 질문대로 많은 비용을 내고 경시대회를 준비하라고 한다는 것이다. 인턴 프로그램에 참여시켜주고 많은 돈을 달라고 하는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를 하자. 한마디로 부모들의 심리를 이용해 돈을 벌려는 참 나쁜 유학원/학원들이다. 학생을 미국 명문대에 합격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들의 다급한 마음을 흔들어 돈을 벌려는 얄팍한 '공포 마케팅'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학부모들은 속는다.
첫째, 경시대회는 미국 명문대 진학에 있어 필수적인 액티비티가 아니다.
경시대회 우승 기록은 학생의 학업적 우수성을 백업하는 액티비티 기록이다. 그런데 아무 경시대회나 영향력을 발휘하는 게 아니다. 적어도 미국 아이비리그 등 주요 대학 지원 시 경시대회 기록이 힘을 발휘하려면 International Olympiad(국제 올림피아드) 수상 기록이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 학생으로 국제 올림피아드에서 금, 은, 동메달을 따는 학생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국제 올림피아드 다음으로 조금이나마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국내에서 열리는 국가 급 경시대회여야 한다. 예를 들자면 한국 수학 올림피아드(KMO), 한국 물리 올림피아드(KPhO) 등이다. 이런 대회에 출전을 하고 수상을 하는 학생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그 외 서울, 부산 등 지역 대회가 있지만 그런 수준의 수상은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서울 강남의 학원에서 경시대회 준비를 하는 그 수많은 학생들은 과연 어느 수준의 대회에 나가며 그들이 거두는 성과는 어떤 것일까?
하버드 대학은 "우수한 성적, 표준화 시험 점수, 추천서 외에도 중요한 과외 활동 및 재능과 같은 다른 비학문적 요소를 고려한다. 하버드는 또한 리더십, 창의성, 회복력, 지적 호기심, 독립적 사고력과 같은 지원자의 개인적 자질을 고려한다."고 선발 기준을 말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과외 활동으로서의 경시대회는 국제 올림피아드 수상자 외에는 입학 사정관들이 눈길도 주지 않는다. 그런데도 언제부터인가 경시대회에 매달리는 학생들이 너무 많다. 정작 해야 할 것들이 산적해 있는 데 대치동 학원에서 경시대회를 준비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제발 이런 장사꾼 유학원/학원들에 속지 마라. 정말 경시대회에 나갈 것이라면 국제 대회에서 동메달이라도 따라. 그럼 합격에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런 것이 아니라면 지금 당장 그만두고 정말 필요한 입학 사정 요소 구축에 힘쓰기 바란다.
둘째, 인턴은 미국 상위권 대학에 갈 때 정말 큰 힘을 발휘할까?
맞다. 때로는 발휘할 수도 있다. 어느 때일까? 다음의 조건이 충족된 후 인턴을 할 때다. 학업 성적이 최상위권이고, AP 과목을 6-12개 정도 수강을 해서 All A를 받고, SAT/ACT에서 만점에 가까운 기록을 확보한 상태에서 EC로서 인턴이나 경시대회를 했다면 그것도 제한적으로 힘을 더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높은 성적의 학업적 기록이 없는 상태에서 인턴은 뜬구름과 같은 것이다. 미국 대학들, 특히 상위권 대학들은 어느 한 가지 요소를 갖고 학생을 선발하지 않는다. 종합적 판단 속에서 당락을 결정한다.
고등학생이 할 수 있는 인턴이란 게 어떤 것인가? 대부분 뻔하다. 국회의원이나 서울시 의원 사무실, 변호사 사무실, 병원 등에서 인턴을 했다고 할 때 복사지나 들고 왔다 갔다 할 것이다. 고등학교 학생 수준에서 할 수 있는 인턴 활동은 뻔하다. 이것을 내세운다고 미국 상위권 대학들이 높은 평가를 할 대학은 없다. 그만큼 학부모들이 착각을 하고 있다. 유학원/학원들이 돈벌이 수단으로 부모들을 현혹시키는 것이다. 제발 속지 말라고 그렇게 조언을 해도 속아 넘어가는 학부모들이 부지기수다.
다시 한마디 더하면 미국 2, 3그룹 대학들에 지원을 할 때 액티비티는 그렇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아래 표를 보면 액티비티의 중요성은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1그룹의 아이비리그, 혹은 그 수준의 높은 대학들은 이게 당락을 결정지을 수 있다, 따라서 액티비티로서 경시대회가 필요한 학생들은 전체 미국 대학 지원 학생의 5%로도 안 된다. 그런데 죽자 사자 여기에 매달리니 전문가 입장에서 답답할 노릇이다. 다시 말하지만 모든 학생들에게 EC 그것도 경시대회는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인턴도 마찬가지다.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
오늘은 참고 미국 대학들이 입학 사정에서 어떤 요소들을 중요하게 보는지에 대한 자료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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