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털처럼 몸에서 떼어내기 어려운 영어를 배워야
문화는 현장에서 느끼고 경험해야 ... 책과 미디어로만 체화하기 어려워
미국 대학으로 가려면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게 제일 쉽고 빠른 길
집 안에서 강아지를 키우다 보니 개털이 구석구석 쌓여 있습니다. 부지런히 청소를 해도 이 털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특히 옷에 배는 냄새는 향수를 뿌려도 사라지는 것 같지 않습니다. 더구나 이 녀석을 안기라도 하거나, 거실에서 조금만 같이 놀아도 옷과 양말에 박힌 털을 떼어내는 게 보통 어려운 게 아닙니다. 떼어내도 떼어내도 온몸 구석구석에서 개털이 달라붙어 있습니다.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대학을 가겠다는 학생들의 문의가 꽤 많아졌습니다. 상담 중에 들어보면 전염병 때문에 불안하기도 하고 어린 나이에 유학을 보내도 안전할지 걱정이 된다는 것이 공통적인 동기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미국에서 미국 대학 가는 것이 지름길이며 정석’입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한국의 국제 학교, 대안학교 등에서는 수업 이외에 영어 사용 기회가 없다.
2. 미성년 시기부터 미국 문화를 직접 체험하지 않으면, 대학에 갔을 때 미국인 학생들과 어울리는 데 한계가 생긴다.
3. 모국어 즉 한국어가 완성되는 18세 이후부터 언어 유사성이 전혀 다른 영어 습득이 어렵다.
물론 어린 나이에는 부모님과 함께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가족이라면 고교 과정을 한국에서 마치고 미국 대학으로 가는 방법도 좋은 선택입니다. 이런 이유 이외에 굳이 한국에서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성적도 잘 준비해서 간다는 것은 나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국내 대안학교, 국제 학교에서 배우는 영어는 교실을 벗어나면 잘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배우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반쪽짜리 영어 교육이라고 할 수 있죠. 몰입 환경이라는 것은 글 초입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놀면서 개털이 묻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열심히 영어 공부하는 것은 개털을 일부러 옷에 붙이는 행위라고 볼 수 있는데, 그 강아지의 냄새까지 배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필자 의견입니다.
실제로 조기유학을 가는 동생과 대학으로 유학하는 형제, 자매들을 동시에 유학 보냈을 때 1년 뒤에 큰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동생처럼 조금 더 일찍 갈 수 있었으면 좋았을걸” 하는 탄식을 듣습니다. 그 이유는 ‘언어 습득의 한계’와 ‘문화 차이 극복의 어려움’이라고 말합니다.
독자들께서는 우리 아이에게 적절한 유학 시기를 언제라고 생각하시나요?
<미래교육연구소 한승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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